오피니언

류정수 칼럼- 고수(高手)

최고관리자 0 148
시민감사 옴부즈만, 공학박사  류 정 수

  고려 말에 최충헌의 노비 만적이라는 사람이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원래부터 어찌 있겠는가, 때가 되면 누구든지 다 할수 있는 것이다.”라며 노비들을 선동해 난을 일으켰다.

 노비의 문적을 불태워버리고 공경대부가 되어 집권해보자는 것이었지만 내부의 밀고로 실패하였다. 성공한 쿠데타가 되었다고 해도 국가를 운영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보통 때에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외모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시험을 봐 보면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차이는 현격하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시험을 즐기지만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시험 자체가 죽을 맛이다.

 훈련받은 병사와 훈련받지 않은 군인도 평상시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전쟁이 발생하면 훈련받지 않은 군인은 적을 향하여 총을 한 방도 쏘지 못한다.

 선출직도 마찬가지이다. 초선의원은 대부분 비슷해 보이지만 재선하면서부터는 고급 공무원도 상대하게 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만나게 되면서 의원 개인의 수준이 드러나게 된다.

 재선을 해서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보면 지역 주민들도 그 의원이 지역을 위해서 필요한지 아닌지를 알게 되고, 3선을 지내보면 그 사람의 능력이 확연하게 드러나게 된다.

 시의원은 시청의 과장들보다 한 급 위인 서기관급 예우를 해주고, 도의원은 도의 과장들보다 한 등급 위인 부이사관급으로 예우를 해주는 이유는 그들을 관리 감독하라고 시민들이 권한을 위임해주는 것이다.

 시의원이든 도의원이든 국회의원이든 매번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한 번만 되는 것도 감지덕지겠지만 실제 당선되어 보면 1번 하고 재선되지 못한다면 안 한 것만 못하고, 2번 하고 그만둔다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투자한 본전이 생각날 정도일 것이다.

 능력도 있고 관운도 있어 3번 하게 된다면 당사자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지역민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초선에는 분과위원장 자리를 맡기가 쉽지 않은데 재선이 되면 위원장 자리도 가능하고, 위원장이 되면 관련 분야의 공무원들과 예산을 더욱 밀접하게 다룰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3선이라도 하게 되면 의회의 부의장이나 의장이 될 수도 있고, 의장이라도 되는 날이면 개인적으로 차량, 비서 등의 지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를 위해서 집행부 수장에게 남다른 압력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은 “큰 인물을 만들려면 다선 의원이 되어야 한다.”며 재선, 삼선의 당위성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선이 아니어서 큰 인물이 안 된 것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큰 그릇이 아니어서 다선이 되지 못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고시를 패스해서 서기관이 되려면 10년 내외, 부이사관이 되려면 15년 내외가 걸리는데 30대 시의원이나 40대 시의원은 고시를 패스한 것보다 더 빨리 출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부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은 채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면 밑천이 금방 드러나게 되고, 그러므로 인하여 다선을 이루지 못하고 중도하차 된다. 지역은 4∼8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것이므로 손실이 매우 커진다.

 택시를 타도 베스트 드라이버와 초보 운전자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초보 운전자는 지명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는 길도 돌아가고 브레이크를 자주 밟는다.

 그러나 숙련된 운전자는 목적지를 최단 시간에 데려다줄 뿐만 아니라 승객을 편안하게 해주고, 친절을 곁들여 상대방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우리의 대표가 숙련된 고수(高手)이기를 바란다. 고수는 자신을 낮추는 것인데 무지하고 못 배워서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하여 날마다 자신을 갈고닦기 위해서 자세를 낮추는 것이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함으로 얻어진다. 내일을 예측하려고 고민하며, 잘못된 결과를 반성하면서 새로움을 향하여 자신을 매일 혁신해야 가능할 것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