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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수 칼럼 - 공론화(公論化)와 지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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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감사 옴부즈만, 공학박사  류 정 수

 문재인 정부의 특징 둥 하나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한다고 하는 공론화이다. 그 취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미덥지 않은 부분이 많아지는 것은 웬일인지 모르겠다.

 1990년대에 청계천 고가도로가 있을 때 교량 상부에 여러 문제가 생기기에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놓고 필자와 관계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적이 있었다.

 고가도로를 걸어 다니며 조사도 하고, 여러 번 청계천에 내려가 하부도 둘러본 결과 하부는 튼튼하기에 상판만 걷어내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공사 기간에 생길 교통대란을 감당할 묘책이 없어 시행하지 못한 적이 있다.

 그러던 중에 이명박 서울시장이 당선되고 나온 대책이 청계천 고가를 전부 걷어내자는 것이었다. 당시 전문가입장으로서는 세 가지 정도 문제가 있었는데 첫째는 공사 중 교통난이었고, 둘째는 공사 후의 교통난,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사 중 청계천의 범람이었다.

 첫째인 공사 중의 교통 문제는 4대문 안에 차를 가지고 나오지 못하게 통제함으로 해결되었고, 철거 후의 교통난은 버스 중앙차선제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만들어 해결하였다.

 보통 우리나라는 장마철에 강우가 집중되는데 청계천은 배수하천이므로 공사 중 범람이 우려되었다. 청계천 상류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으나 운 좋게 두 해 동안 그리 큰 비가 내리지 않아 청계천 범람은 없었다.

 청계천 고가도로의 철거는 서울시를 국제도시로 만들었고, 그로 인하여 그는 지도자 반열에 들어가 대통령이 되었다. 청계천 고가 철거와 같은 의욕으로 4대강 사업을 벌였으나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대통령이 아니고 서울시장까지만 했더라면 그 치적으로 역사에 길이 이름이 남을 일들이었는데 그 특유의 밀어붙이기식 의욕들이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안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 “결정해달라”고 떠넘겼고, 국가교육회의는 다시 시민 400여 명이 참여하는 공론조사로 결정하기로 했다.

 성별 등을 고려해 무작위로 뽑은 시민참여단 490명은 2박 3일 합숙하며 대입제도 개편에 노력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났다. 시민참여단 1인 활동비 65만 원 등으로 20억 원의 경비가 들었다.

 시민참여단의 공론조사에서도 중3들의 대입 개편안이 결론이 나지 않자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극심한 혼란이 야기되었다.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하여 교육부는 무대책 상태가 되어 버렸다.

 이를 두고 한국교총은 “시민참여단이 입시 개편에 대해 이해와 전문성이 충분치 않아 전문적 판단을 하기엔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었는데도 교육부가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수능평가를 절대평가로 하느냐, 상대평가로 하느냐에 따른 장단점이 있고, 수시모집을 위하여 기준이 되는 학생 평가를 기록한 학생부와 연계되면 학교 폭력 가해 기록을 기록할지 여부, 수상경력, 동아리 활동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하나둘이 아니다.

 흔히들 문제를 풀려면 문제의 지문을 정확하게 이해해나 지문에 대한 이해가 낮으면 문제의 답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곤 하는데 해방 후 수십 년 동안 대입제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이유도 그중 하나인 것 같다.

 달(月)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있는 격이다. 더구나 지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공론화라는 이름으로 대책을 강구 하려고 하니 당연히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다중의 지혜를 물어야 할 사항이 있고, 지도자가 결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입제도 개편은 공교육 활성화, 기회 균등, 공정 경쟁을 이룰 수 있도록 세제 개혁과 함께 최고지도자가 결정을 내려야 할 사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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