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용성춘추-트럼프 대통령! 중국의 ‘관중’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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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태어나기 681년 전 중국 춘추시대 이야기다. 욱일승천의 기세를 타고 중원의 패자를 꿈꾸는 제(齊) 나라 환공(桓公)이 약소국인 노(魯)나라 장공(壯公)을 불렀다. 땅을 좀 뺐을 요량이었다. 이미 소읍 몇 개를 헌상한 장공은 죽을 맛이었다. 이에 장공을 수행한 조말(曹沫) 이라는 수행원이 비장한 각오를 했다. 

운명의 날, 두 정상이 단에 올라 결맹하는 순간, 조말이 단으로 뛰어올라 순식간에 환공을 목에 비수를 들이댔다. 그리고 겁박했다. 조건은 두 나라 평화동맹, 그리고 노나라 땅 원상회복이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지라 환공은 조말의 요구대로 한다는 맹세의 피를 마셨다.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환공은 겁맹의 무효는 물론 조말을 잡아다가 징치하려 했다. 이 때 관중(管仲)이라는 참모가 나서서 간했다. “겁박에 의한 약속이라도 지킴으로서 천하의 제후들이 제나라를 믿고 따를 것입니다” 환공은 관중의 간언을 받아들였고 관중의 예측대로 제후들은 환공을 신뢰했다. 그 후 환공은 춘추오패 중에서 제일 먼저 패공이 되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나섰다. 이번에는 조수석이다. 문 대통령은 5일 서훈 국정원장을 평양에 특사를 보낸다. 남북 3차 정상회담을 밀도 있게 진행하기 위한 사전조이 목적이다.

전 세계, 남 북 모두를 기대에 부풀게 했던 6,12 싱가폴 선언은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레드카드를 던졌다. 이번에는 평양이 먼저 찬물을 끼얹었다. 핵 폐기 일정표를 받아내기 위해 네 번째 평양 방문을 준비하고 있는 폼베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명의로 “미국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서명하지 않으면 비핵화가 산산조각 날 것”이라는 거친 표현의 방문사절 편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방북 취소’ 트윗을 날려 맞불을 질렀렸다. 폼베이오 국무 장관의 평양방문 발표 하루만이다. 다음 날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공개한 그날 백악관 회의 사진을 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물론 존 켈리 비서실장을 포함해 백악관 대변인 등 주요 참모진도 모두 배석한 자리였다. 우크라이나를 방문중인 볼턴 보좌관은 회의는 참석하지 못하고 스피커 폰으로 내용을 전달 받았으나 관측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조치가 아마 볼턴 보좌관 주변인물의 입김일 것이라고 잠작한다.

북, 미의 샅바 싸움은 ‘네가 먼저’ 싸움이다. 북한은 ‘우리는 운계리 핵실험장 파괴했고 미군유해도 송환했다. 이제 미국이 응답할 차례니 대북제재를 풀라는 것이고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구체적 프로세스를 내 놓기 전에 제재완화는 없다’는 식이다.

싸움은 미국이 유리하다. 북한은 핵카드 하나 밖에 없지만 미국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 미국은 대북 제재를 풀었다가도 언제든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가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의 핵은 일단 폐기하고 나면 되돌릴 수가 없다. 따라서 북한은 핵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섣불리 핵 카드를 먼저 던져버린 후 미국이 '차렷' '열중 쉬어' 로 나오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북미회담을 교착상태에 빠트린 미국의 요구, ‘핵 리스트와 폐기 일정표’ 제시만 해도 그렇다. 북한이 이를 쉽게 응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요구는 사실상 ‘핵 지도’를 넘기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를 제시한 상태에서 회담이 결렬로 돌아갈 경우 미국은 여차하면 북한 핵시설을 정밀 타격해 무력화 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2차대전 후 미국의 세계전략은 미국 중심의 군사동맹, 경제공영, 민주주의 확산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지나친 미국 국익중심주의는 그동안 쌓아올린 위상을 까먹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가 미국을 곱지 않게 보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후 협약 등 지구촌 공동과제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팍스 아메리카나의 꿈을 이루고자 하면 세계를 향해 먼저 베풀어야 한다. 그래야 세계가 미국을 신뢰한다. 항차 북한을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체제로 편입시키고 싶으면 말 해 무엇 하랴. 트럼프 대통령 곁에 볼턴 대신 제나라 관중 같은 보좌관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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