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모든 기부는 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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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정다애

 당신이 알고 있는 ‘기부’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기부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가없이 베푸는 행위로 알고 있다.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나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 등 전설적인 이야기부터 구세군 냄비에 모금했던 주변의 평범한 사례까지 우리는 주위에서 기부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이러한 한사람, 한사람의 소중한 선행으로 오늘날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당신이 알고 있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기부행위는 금전·물품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직선거법상 정치인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뿐만 아니라 당해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을 대상으로 기부행위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기부’라는 단어와 ‘정치인’이 만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따뜻한 기부의 의미가 아니므로 정치인 스스로 제제하고 단속하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치인의 모든 기부행위가 다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정당의 내부규약에 의해 당원이 당비를 납부하는 등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나, 친족의 경조사에 축·부의금을 제공하는 등 의례적인 행위, 구호적‧자선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6월 13일에 이미 지방선거가 끝났으니 기부행위를 제공해도 상관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오해다.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추후 돈으로 표를 사는 매수행위와 결부될 확률이 높아 공정한 선거를 해치므로 선거와 무관하게 ‘상시’ 제한이 된다.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 정당의 대표자, 후보자 및 입후보 예정자 그리고 배우자까지 포함하여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부행위는 정치인만 처벌받도록 되어있을까? 아니다. 기부행위를 제공받은 유권자 역시 처벌받도록 되어있다. 금품이나 음식물 등 선물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에 상당하는 과태료가 최고 3천만원까지 부과된다. 일례로 2012년도에 국회의원 보좌관 명의로 명절선물 곶감을 택배로 제공받은 약 80여명에게 한 명당 과태료 약 37만원씩 총2,96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적이 있었다.

 정치인의 기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기부행위를 안 받는 소극적인 자세뿐만 아니라 신고·제보와 같은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부행위는 은밀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의 제보가 가장 결정적인 경우가 많다. 위반행위를 목격할 때는 국번 없이 “1390”으로 신고하면 사안에 따라 최고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사례로 앞서 얘기한 곶감 선물 신고자에게는 1,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였다. 이처럼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선의 또는 미풍양속이 아닌 범죄행위다.

 이제 “정치인의 기부행위 제한” 이라는 문구를 본다면 당신의 머릿속에서는 무엇이 떠오르는가? ‘정치인이 기부하는 걸 왜 제한하는 거지?’라는 물음이 떠오르지 않길 바란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하지도, 받지도 말아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라고 응답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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