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용성춘추- '단기'를 남북 공동연호로 통일하자

최고관리자 0 19
“우리는 5천년 함께 살고 70년 헤어져 살았습니다.” 9월 19일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던진 이 짧은 한 마디는 민족사에 남을 명언이 될듯하다. 이어지는 문 대통령의 폭탄선언!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그림을 내 딛자고 제안 합니다”

TV를 지켜보던 국민은 이 순간, 하나같이 가슴이 서늘했다. 북녘의 동포들도 그랬을 것이다. 화면에 비친 능라도 체육관의 감동의 물결이 이를 짐작케 한다. 아마 이번 추석은 한반도 전역에서 집집마다 이 이야기로 꽃을 피웠으리라. 이로써 남북한은 70년 적대의 벽을 넘어 5천년 함께 산 혈연을 경험했다. 이 사건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전쟁과 평화의 루비콘 강을 함께 건넜다.

한반도 완전비핵화, 종전선언은 반드시 돼야 하고 언젠가는 될 것이다. 그러나 첩첩산중이다. 미국 군수산업에 젖줄을 대고 있는 학자들과 언론, 미국 재채기에 감기 걸리는 국내 언론과 지식인들의 태클을 뛰어 넘는 일은 지난하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낙관적 기대를 버릴 수 없다. 능라도 체육관에서 이미 일심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잘되면 더 좋고 안 되면 안 되는대로 핏줄의 연대를 이어가야 한다. 냉전시대에서도 그랬듯이 유엔의 대북제재 하에서도 마음만 있으면 동포애로 하나 될 수 길은 많다. 그 가장 상징성이 높은 것이 남북이 함께 쓰던 단기연호가 있다.

단기 연호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공식 연호로 채택했다. 그리고 1948년 9 25일 대한민국 정부는 법률 제 4호에 의거, 대한민국 연호를 단군기원(檀君紀元)으로 한다고 공포했다. 제헌 헌법 전문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천명한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박정희 군사정부는 1962년 1월 1일부로 단기연호를 폐지해 버렸다. 미국이 단기의 폐기를 종용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무역 등 국제관계를 원활이 하자면 국제 공인연호인 서력기원 채택이 불가피 하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다. 하지만 단기를 폐기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네팔 등 고유 연호가 있는 나라는 모두 서기와 병용(竝用)하고 있다. 북한도 서기와 ‘주체’연호를 혼용한다. 당연한 처사다. 우리만 시골초등학교 졸업식 날짜도 예수 탄생년도인 서기만 쓴다. 국제표준이라고 해서 그것을 쓰기 위해 우리 연호인 단기를 폐기해 버린 처사는 무지의 극치다. 박정희의 이 처사는 언론 추판 등 민주적 제도를 억압하면서 내건 민족적 민주주의와도 어긋나는 모순의 극치다.

올해는 단기 4351년,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국민 중에 올해가 단기(檀紀) 몇 년인가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누가 물으면 핸드폰을 꺼내 검색하거나 2018에 2333을 더 해 4351을 산출해 낼 것이다. 어떤 얼간이가 이웃집 아저씨 나이를 기준삼아 자기 나이를 셈한다면 소가 웃을 일 아닌가? 그 얼간이가 바로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다.

단재(丹齋.신채호) 선생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민족사의 꼭지점인 단기를 망각하고, 아니 팽개치고 무슨 미래를 기대하겠는가?  불교가 석가 탄생의 해를 원년으로 하는 불기를  쓰고 유교가 공자탄생의 원년으로 하는 공기를 쓰듯 공동체는 그 공동체가 공유하는 년도 표기 원칙을 지킴으로써 정체성이 확보된다. 우리는 단군왕검이 홍익인간의 이념을 표방하고 나라를 세운 해를 원년으로 하는 단기를 씀으로써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뿌리깊은 민족이라는 긍지를 공유할 수 있다.

9월 19일 발표한 남북공동선언서 말미에 <2018년 9월 19일> 외에 별행으로 <단기 4351년 9월 19일>이라고 병기(倂記)했더라면 5천년 같이 산 민족연대감이 한층 돋보였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남북한이 ‘단기’를 민족의 공동연호로 채택해서 남북 공히 서기와 병용하면 훨씬 아름다울 것이다. 북이 ‘주체’연호 포기가 쉽지 않다면 우리라도 먼저 ‘단기’와 ‘서기’의 병용으로 가야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후보시절, 국학운동시민연합(대표 이성민) 등과 만난 자리에서 약속한 부분이다.

 '단기’를 남북의 공동연호로 통일하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