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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수 칼럼-관치(官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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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감사 옴부즈만, 공학박사  류 정 수
 
 사립학교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학생 모집이다. 교육은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지만 학교는 학생이 없으면 존립할 수가 없기에 학생 모집이 정말 중요하다.

 학생을 모집한다고 광고를 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모여드는 것이 아니다. 학부형과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야만 가능한데 신뢰는 진학 평가, 교육 방침, 선생님의 정성, 미래 교육에 대한 비전 등 여러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사립학교에서 학생을 모집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 중 한 가지가 학교를 유명한 학교로 만드는 것으로 아이들 몇 명을 선발해 집중화 교육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교육을 하여서 명문 학교에 진학을 시키거나 세계 대회에 출전해 금상을 받거나 아니면 골프나 야구에 최고의 선수를 배출되면 그 효과가 비교적 단기간에 빨리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한정된 재원으로 학교를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대체로 보수주의 성격의 특성을 가진 사립학교들이 하는 방법으로 대단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는 일반적으로 평등주의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자유주의적 입장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 사립학교 운영자는 보수주의자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자유주의적 입장은 아니다. 필자 자신도 사립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유주의자’라고 말하기보다는 평등주의적 입장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 특히 지적 재능을 평준화시키려고 하지는 않는다. 농어촌에는 부모에게 물질적 재산은 물려받지 못했는데 선천적으로 명석한 두뇌를 물려받은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매우 훌륭한 유산이므로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정신적 물질적 후원을 아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공부 잘하는 학생만 우대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지적 재능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에서 학생 모집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재정 운영이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가 면단위에 있는 소규모 학교이지만 전라북도에서 법정부담금을 완납하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이다.

 재원 마련에 전력을 쏟지만 매년 7000여만 원의 법정부담금을 납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 운영자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매년 지키고 있다.

 건국 이후, 빈약한 국가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는 교육을 많은 독지가가 사립학교를 세워 이 나라 교육에 헌신했고, 인재를 육성해 이 나라 발전에 이바지했지만 예전과 달리 오늘날에 와서는 사립학교 고유의 특성들은 사라지고 겨우 명맥만 유지할 뿐, 학생 모집부터 재정 운영 및 재원 마련까지 감독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재정 운영은 관청이 감독할 수 있겠지만 재원 마련은 감독관청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재원 마련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가 잘못하면 제재를 하면 되는 일이다.

 감독자가 운영자가 되면 그것은 관치이다. 관치는 획일적이기에 급변하는 지식 세계와 정보화시대에 경쟁력이 없어 뒤처지게 된다.

 이스라엘 작가 유발 하라리는 「호모데우스」라는 저서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승승장구하던 공산주의가 망한 이유를 ‘공산주의는 통제사회였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물론 1960년대와 같이 관(官)이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민(民)을 이끌던 시대가 있었다. 그렇지만 오늘날과 같이 창의성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는 관이 민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

 국가가 하여야 할 일은 옥석을 가리는 일이 제재와 통제를 하는 일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국가는 잘하는 기업이나 집단을 보호하고 육성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행정은 주민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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